2025-11-09
지난주는 글로벌 달러가 3주 만에 약세를 보였어요. 미국 정부의 셧다운(일시 업무 정지) 장기화 우려와 미 대법원의 관세 무효 가능성 등이 불거지며 달러 가치가 소폭 하락했죠.

글로벌 시장과 다르게 유독 원화만 급격히 무너진 이유, 표면적인 이유와 더 깊은 구조적인 이유로 나누어 살펴볼게요.
지난주 환율 급등을 직접적으로 촉발한 것은 외국인 투자자의 7조 2천억 원 규모 코스피 주식 순매도였어요.
여기에 환율이 더 오를 것 같다고 생각한 수출 기업들이 달러 매도(네고 물량)를 미루면서 상승세를 더욱 부추겼습니다.
사실 지난주 폭락은 곪아왔던 문제들이 터진 결과로 볼 수 있어요. 6월부터 10월까지 외국인이 코스피를 순매수하는 동안에도 환율이 오르는 주식과 환율이 함께 오르는 이상한 현상이 나타났는데, 여기에는 세 가지 보이지 않는 압력이 작용하고 있었어요.
한국은행의 보이지 않는 족쇄
지난 6월 환율이 1340원대일 때 시장 개입 정황이 포착된 이후, 사실상 한은은 시장에서 손을 뗀 듯한 모습을 보였어요.
대기업들의 환헤지 비율 조정
시장의 가장 큰 손 중 하나인 대기업 수출 기업들은 이 신호를 놓치지 않았을 거예요. '한은이 개입하지 못한다'는 신호를 읽은 거죠.
요약하자면, 표면적으로는 외국인들의 주식 순매도가 환율 급등을 부추긴 것으로 보여지지만, 그 이면에는 환율 방어를 적극적으로 할 수 없는 한국은행의 사정과 달러 매도를 미루고 있는 기업들의 대응이 복잡적으로 작용했다고 할 수 있어요.
이렇게 가파르게 오른 달러/원 환율이 이번 주에는 좀 진정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이번 주는 핵심 경제지표가 실종된, 안갯속 장세가 될 가능성이 커요.
이번 주는 셧다운이라는 안개 속에서 '민간 데이터'와 '정치적 뉴스'가 시장을 뒤흔드는 한 주가 될 거예요. 달러는 '나쁜 데이터의 부재'로 단기적으로 버틸 수 있지만, 셧다운 장기화에 따른 경제 충격이나 숨겨진 민간 고용 부진이 부각될 경우 언제든 하락세로 돌아설 수 있어요. 원화는 이 글로벌 달러 방향에, '외국인 자금 이탈 여부'라는 국내 수급 요인이 더해져 높은 변동성을 보일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