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2월 5주차

정부개입으로 급락한 환율과 2025년 마지막주 전망

2025-12-28

요약

지난주는 크리스마스 연휴를 앞두고 거래량이 줄어드는 시기였음에도 불구하고, 정부의 강력한 대응으로 인해 환율이 크게 하락한 한주였어요. 특히 12월 24일 수요일, 달러/원 환율이 하루 만에 20원 이상 급락하며 시장의 판도를 바꿨는데요. 지난주 시장 동향에 대해 하나하나 뜯어보겠습니다.

크리스마스 이브의 패닉 셀링

12월 24일 정부는 외환시장 개장 전, 환율에 대한 "강력한 대응"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어요. 정부의 구두 개입은 이전에도 여러번 있었으나 이번 발언은 시장에 특히나 큰 영향을 미쳤어요.

  • 투자자들의 심리 변화: 그동안 1,480원 위에서 더 상승할 것이라고 베팅했던 투기 세력들이 정부의 강력한 발언에 포지션을 청산한 것으로 보여요. 만약 정부가 진짜로 달러를 풀어서 환율을 떨어뜨리면 큰 손해를 볼수도 있다는 판단에 가지고 있던 달러를 급하게 팔아치운 거죠. 손절매 물량이 급하게 쏟아지면서 환율 하락 속도가 더 빨라졌던 겁니다.
  • 큰 하락의 이유: 연말에는 시장에 참여하는 참여자들이 휴가를 떠나서 거래량(유동성) 자체가 적어요. 이렇게 거래가 얇을 때는 누군가 조금만 큰 물량을 던져도 가격이 튈 수 있는데, 이날은 하락 쪽으로 그 힘이 쏠리면서 변동성이 평소보다 몇 배나 확대된 거예요.

미국 GDP 서프라이즈와 달러 약세

지난주 거시경제 측면에서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 '미국 경제지표와 달러의 디커플링' 현상이었어요.

  • 미국 GDP 서프라이즈: 미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GDP) 확정치가 연율 4.3%**로 발표됐어요. 시장 예상치(3.3%)는 물론, 애틀랜타 연준의 추정치(3.5%)보다 훨씬 높은 '서프라이즈'였죠. 전 세계 1위 경제 대국이 4% 넘게 성장한다는 건 정말 대단한 일이에요.
  • 경제학적 명제와 반대로 간 시장: 경제학 교과서대로라면 "미국 경제가 좋다 → 미국 금리 인하가 늦춰질 수 있다 → 달러 가치 상승"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하지만 시장은 반대로 달러를 팔았고 달러는 약세를 보였어요.
  • 미래에 대한 불안감: 금융시장은 항상 과거가 아닌 미래를 봅니다. 3분기 성장은 이미 지나간 과거일 뿐이고, 투자자들은 4분기 성장률 급락을 걱정하고 있어요.
    • 셧다운 여파: 연방정부 셧다운이 6주간 지속되면서 4분기 성장률은 1%대로 뚝 떨어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에요.
    • 소비 둔화: 최근 10월, 11월 미국의 고용과 소비 지표가 식어가고 있다는 점도 이제 미국의 호황은 끝물이라는 인식을 심어줬습니다. 그래서 GDP가 잘 나왔음에도 달러는 힘을 잃은 거죠.

엔화와 위안화의 동반 강세

우리나라 원화는 경제 구조가 밀접한 중국 위안화, 일본 엔화와 동조화 되는 경향이 강한데, 지난주엔 이 아시아 통화들이 원화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주었어요.

  • 중국 위안화(CNH)의 '7위안' 붕괴: 역외 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이 심리적 저지선인 7위안을 뚫고 6.995위안까지 내려갔어요(위안화 강세). 작년 10월 이후 처음 있는 일인데, 위안화가 강해지니 원화도 덩달아 강세 압력을 받았습니다.
  • 일본 엔화(JPY)의 반격: 일본은행(BOJ)이 금리를 올린 효과가 이어지면서 엔화도 강세를 보였어요. 게다가 일본 외환당국도 엔화 약세를 막기 위해 계속해서 시장을 견제하고 있죠. 달러/엔 환율이 156엔대까지 밀리면서, 아시아 통화 전반이 달러 대비 강해지는 흐름을 만들었습니다.

지난주 차트 요약

차트를 통해 지난주 흐름을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 강력한 저항선: 그동안 1,500원을 향해 달려가던 환율이 정부의 개입과 글로벌 달러 약세에 막혀 1,480원 이상 레벨에서는 강력한 저항이 있다는 인식을 시장에 심어줬습니다.
  • 지지선 테스트: 급락 후 1,430원대까지 하락했지만 다시 매수세가 몰리며 1,440원대로 상승했어요. 시장심리는 1,430원은 현재 상황에서 달러를 저렴하게 매수할 수 있는 레벨로 인식되고 있는 것으로 보여요.
  • 달러 인덱스: 글로벌 달러 가치를 보여주는 달러 인덱스도 98.015까지 하락하며 2개월래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차트상으로 달러의 힘이 확실히 빠지고 있는 모습이 확인되었어요.

환율 전망

지난주 수요일의 급락 쇼크 이후, 이번 주는 2025년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주간입니다. 거래량은 줄어들겠지만, 시장 물밑에서는 연말 종가를 조금이라도 낮추려는 정부의 힘과 저가 매수세의 힘겨루기가 예상돼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이번 주 달러/원 환율은 1,430원 ~ 1,460원 사이의 박스권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높아요.

  • 위로 튀어 오르기보다는 아래로 내려가려는 힘이 조금 더 강해 보여요. 소폭 하락하거나 현상 레벨을 유지하는 정도로 마무리 될 것으로 예상해요.
  • 정부의 적극 개입이 예고되었고 시장도 매도 물량을 크게 출회한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상승 베팅을 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요. 또한, 수출업체들의 달러 매도 물량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 환율 수준에서 약한 보합을 보여줄 가능성이 높아요.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헤지

이번 주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국민연금의 전략적 환헤지예요.

  • 국민연금은 해외 투자를 많이 하는데, 가지고 있는 달러 자산의 가치가 환율 변동으로 바뀌는 걸 막기 위해 미리 환율을 고정하는 거래를 해요. 이 과정에서 시장에 달러를 팔게 됩니다.
  • 시장 영향: 국민연금 같은 '큰손'이 달러를 팔겠다고 나서면, 시장에 달러 공급이 늘어나니 환율은 내려갈 수밖에 없어요. 정부와 국민연금이 외환 스와프를 연장하면서 환율 상승을 용인하지 않겠다는 신호를 확실히 보냈기 때문에, 1,400원 후반대로 튀어 오르기는 어려워 보여요.

연말 종가 관리

기업과 금융기관들은 12월 31일 환율을 기준으로 일 년 장부를 마감해요.

  • 환율이 너무 높으면 기업들의 외화 부채가 커 보이고 재무제표가 나빠질 수 있어요.
  • 그래서 연말에는 정부도, 기업도 환율이 조금이라도 낮게 끝나기를 바라는 마음이 통해요. 이를 흔히 ‘종가 관리’라고 부르는데, 이번 주에도 인위적으로라도 환율을 누르려는 움직임이 있을 가능성이 있어요.

중국과 일본의 눈치싸움

  • 중국 위안화: 지난주 7위안 아래로 내려가며 강세를 보였지만, 중국 중앙은행(인민은행)이 "너무 강해지는 건 싫어"라며 제동을 걸었어요. 위안화가 다시 약해지면 원화도 힘이 빠질 수 있어 지켜봐야 해요.
  • 일본 엔화: 일본 당국의 개입 경계감 때문에 엔화가 157엔 근처에서 버티고 있어요. 엔화가 크게 무너지지 않는다면 원화 환율 방어에도 도움이 됩니다.

주요 일정 및 체크포인트

이번 주는 '연말연시 모드'라 굵직한 지표는 없지만, 놓치면 안 될 일정들이 있어요.

  • 12월 30일 (화)
    • 한국 시장 폐장일: 2025년 마지막 거래일이에요. 이날의 종가가 올해의 최종 환율이 됩니다. 치열한 눈치싸움이 예상돼요.
    • 미국 FOMC 의사록 공개: 미국 연준 위원들이 지난 회의 때 금리에 대해 무슨 이야기를 나눴는지 공개돼요. 금리 인하에 반대하는 목소리가 컸다면 달러가 다시 강해질 수 있어요.
  • 12월 31일 (수) ~ 1월 1일 (목)
    • 서울 외환시장이 휴장하기에 급한 환전은 미리 하셔야 해요.
    • 한국 12월 수출입 동향 발표 (1일): 휴일이지만 발표돼요. 반도체 수출이 견조하다면 1월 2일 개장 때 환율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거예요.
  • 1월 2일 (금):
    • 새해 첫 개장: 평소보다 1시간 늦은 오전 10시에 장이 열려요.

환율 예상 범위

  • 1차 저항선: 1,460원
    • 지난주 급락 이후 되돌림이 나왔던 구간이에요. 여기를 뚫고 올라가려면 아주 강력한 달러 매수세가 필요한데, 연말이라 그럴 힘은 부족해 보여요. 국민연금 물량이 여기서 대기하고 있을 확률이 높아요.
  • 1차 지지선: 1,430원
    • 정부 당국이 1차적으로 안착시키고 싶어 하는 레벨로 보입니다. 만약 1,430원이 깨진다면 1,420원대 초반까지도 열려 있어요.

NDF 시장 동향: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1개월물 환율이 1,440.60원 정도로 마감했어요. 이는 서울 시장 종가보다 약 1.9원 정도 높은 수준이라, 월요일 아침에는 소폭 상승 출발하거나 보합권에서 시작할 가능성이 높아요.

2025년 마지막 주 외환시장은 차분한 마무리를 예상해요.

지난주 같은 20원짜리 급락 쇼크보다는, 1,440원을 중심으로 위아래 10원 내외에서 움직이며 한 해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여요.

환율은 1,430~1,460원 사이에서 움직임이 예상됩니다.

2025년 한 해 동안 고생 많으셨습니다. 2025년 마지막 주 잘 마무리하시길 바라며, 2026년 환율 리포트로 인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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