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1주차

1,430원 중심의 '눈치 보기' 장세가 예상되는 한 주

2025-11-02

요약

지난주 달러/원 환율은 정말 바쁜 한 주를 보냈어요. 미국의 FOMC, 일본의 BOJ, 그리고 APEC 정상회담까지, 시장을 흔들 만한 굵직한 이벤트가 매일같이 쏟아졌죠.

한 주간 환율은 1,438원까지 치솟았다가 1,419원까지 떨어지는 등, 변동 폭이 18.90원에 달할 정도로 움직임이 컸는데요. 여러 이벤트가 엎치락뒤치락했지만, 결국 정규장 마감 기준으로는 전주보다 12.70원 내린 1,424.40원에 마감했어요.

즉, 원화 가치가 소폭 상승한 한주라고 할 수 있겠네요.

지난주 달러/원 환율

줄어든 대미 투자 부담과 환율 하락

지난주 원화가 힘을 냈던 가장 큰 이유는 바로 APEC 회의에서 나온 대미 투자 합의안이었어요.

원래 시장에서는 우리가 4년 안에 3,500억 달러라는 어마어마한 돈을 미국에 투자해야 해서, 달러가 엄청나게 많이 필요할까 봐 걱정했거든요. (시장에서 달러를 구하려는 수요가 한꺼번에 몰리기 때문에 원화대비 달러가 강세일 것이라고 시장은 예상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이번에 확정된 내용을 보니 부담이 크게 줄었어요.

  • 현금 투자: 2,000억 달러는 10년에 걸쳐 매년 200억 달러씩 분납
  • 조선업 프로젝트(MASGA): 1,500억 달러 (이것도 민간과 정부 대출/보증 활용)

생각보다 급하게 달러 구할 필요가 없을것이라는 안도감이 퍼지면서, 가장 큰 불안 요소였던 달러 조달 부담이 크게 완화됐어요. 이 소식이 전해지자 환율은 장중 한때 1,410원대까지 시원하게 내려가기도 했어요.

미국과 일본의 영향으로 다시 오른 환율

이렇게 좋은 소식이 있었는데도 환율이 1,410원대에서 마감하지 못하고 1,420원대로 다시 올라온 이유가 있어요. 바로 미국일본 때문이었죠.

1. 매파적이었던 미국 연준

  • 연준(Fed)이 금리를 동결했지만, 파월 의장이 12월에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수도 있다는 뉘앙스를 풍기자 금리 인하를 기대하고 있는 시장의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었어요.
  • 이런 매파적 발언에 미국 금리가 당분간 높을수 있겠다는 생각이 퍼졌고, 안전자산인 달러의 가치가 다시 올라갔어요. (달러 인덱스가 2주 연속 상승했어요.)

2. 비둘기파적이었던 일본 중앙은행(BOJ)

  • 반면, 일본 중앙은행(BOJ)은 금리를 동결하면서 오히려 새 정부와 소통하며 완화적인 정책을 펼칠 수 있다는 뉘앙스를 풍겼어요.
  • 시장은 일본이 더이상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라고 받아들였고, 이 때문에 엔화 가치가 뚝 떨어졌어요. (달러-엔 환율이 154엔대까지 치솟았죠.)

원화와 엔화의 동조화 현상

원화는 평소 일본 엔화와 비슷하게 움직이는 경향이 있어요.

그런데 엔화가 저렇게 힘없이 무너지니까, 우리나라에 대미 투자 합의라는 좋은 소식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원화가 힘을 제대로 쓰지 못했어요. 약해진 엔화가 원화의 발목을 잡은 셈이죠.

결국 지난주는 [대미 투자 부담 완화 (원화 강세 요인)] vs [미국 달러 강세 + 일본 엔화 약세 (원화 약세 요인)]이 팽팽하게 맞붙었는데요. 결국 달러 강세와 엔화 약세의 힘이 더 강하게 작용하면서 환율의 하락 폭이 제한되는 모습으로 마무리되었어요.

환율 전망

다양한 이벤트가 있었던 지난주와 달리, 이번 주는 숨을 고르면서 1,430원 선을 중심으로 박스권 장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아요.

지난주 대미 투자 합의라는 큰 호재 덕분에 환율이 1,410원대까지 시원하게 뚫리는가 싶었지만, 미국의 매파적(긴축 선호) 발언과 일본 엔화의 약세라는 복병을 만나 다시 1,420원대로 올라와서 마감했잖아요?

이번 주는 이 두 힘이 팽팽하게 맞서는 한 주가 될 거예요.

  • 상단 캡: 1,440원
    • 시장의 가장 큰 걱정거리였던 '대미 투자' 관련 달러 수요 문제가 해결됐기 때문에, 환율이 이 이상으로 마구 치솟기는 어려워 보여요.
  • 하단 지지선: 1,400원
    • 만약 이번 주 미국에서 좋지 않은 경제 소식이 들려온다면, 지난주에 미처 다 반영되지 못했던 원화 강세(환율 하락) 요인이 한꺼번에 터지면서 1,400원까지도 내려갈 수 있어요.

'셧다운'이 만든 깜깜이 장세, '민간 지표'가 주인공이에요

이번 주 환율의 향방은 단연코 '미국 경제'에 달려있어요. 그런데 지금 미국은 연방정부가 셧다운 상태예요.

정부가 문을 닫으면 노동통계국 같은 공식 기관에서 미국 경제지표 공식 데이터가 안 나와요.

투자자들 입장에선 안갯속을 걷는 '깜깜이 장세'가 된 거죠. 그래서 시장은 어쩔 수 없이 정부 기관이 아닌 '민간 조사 기관'이 발표하는 데이터에 모든 시선을 집중하고 있어요.

이번 주에 가장 중요한 대체 민간 지표들은 다음과 같아요.

  • ISM 구매관리자지수 (PMI): 기업의 구매 담당자들에게 최근 경기에 대해 물어보는 설문조사예요. 50이 기준(넘으면 확장, 밑돌면 위축)인데, 제조업은 49 정도로 기준치를 밑돌고, 서비스업은 50을 겨우 넘길 것으로 예상돼요. 즉, 미국 경기가 썩 좋지 않다는 신호죠.
  • ADP 민간 고용 보고서: 원래는 정부의 공식 고용 보고서에 밀렸지만, 지금은 모두가 이것만 쳐다보고 있어요. 민간 고용지표가 좋지 않은 신호를 보낸다면 환율 하락의 신호가 될 수 있어요.

미국 고용 둔화신호가 보인다면 환율 하락할수도

지난주 파월 연준 의장이 "물가는 여전히 경계하지만, 고용이 둔화되고 있다"고 걱정하는 모습을 보였어요.

미국 연준의 존재 이유는 두 가지, '물가 안정'과 '고용 최대화'예요.

그런데 이번 주에 나올 ADP 민간 고용 지표에 대한 시장의 전망치가 아주 낮아요.

  • 지난달(9월): 3만 2천 명 감소 (쇼크 수준)
  • 이번 달(10월) 예상치: 겨우 2만 5천 명 증가

시장의 낮은 예상치조차 맞추지 못하거나, 겨우 턱걸이하는 수준의 결과가 나온다면 어떨까요?

시장은 "이러다 미국 고용시장 무너지겠다! 연준이 더 이상 매파적으로 버틸 수 없겠구나!"라고 생각하게 될 거예요.

이런 생각이 퍼지면, 그동안 치솟았던 미국 국채 금리가 하락하고, 달러 가치도 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커요.

그렇게 되면, 지난주에 '대미 투자' 호재가 있었음에도 달러 강세 때문에 억눌려있던 원화 강세(환율 하락) 압력이 한꺼번에 분출되면서, 환율이 1,400원대까지 밀려 내려갈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환율이 쉽게 내려오지 못하게 막는 힘

물론 환율이 이렇게 쉽게 내려가도록 두지 않는 '방어막'도 아주 튼튼해요.

1. "아직 안심하긴 일러!" 연준 위원들의 매파적 발언 🗣️

  • 파월 의장뿐만 아니라 다른 연준 총재들도 "12월 금리 인하는 정해진 것 없다", "지난 회의에서 금리 인하에 동의하지 않았다"라며 시장의 기대감에 계속 찬물을 끼얹고 있어요. 이런 강경한 발언들이 달러 가치를 계속 떠받치고 있죠.

2. 일본 엔화의 끝 모를 약세

  • 일본은행(BOJ)은 금리를 동결하면서 오히려 새 정부와 소통하며 완화적인(돈을 푸는) 정책을 펼칠 수 있다는 뉘앙스를 풍겼어요.
  • 특히 '여자 아베'로 불리는 다카이치 총리는 금리 인상에 반대하고 재정 지출 확대를 주장하는 인물이라, "일본은 올해 안에 금리 올리기 틀렸구나"라는 인식이 확산됐죠.
  • 이 때문에 달러-엔 환율이 154엔대까지 치솟았는데요(엔화 가치 폭락). 우리 원화는 평소 엔화와 비슷하게 움직이는 '동조화' 경향이 있어요. 이렇게 엔화가 힘없이 무너지니, 원화도 같이 발목을 잡혀 강해지지 못하고 있어요.

3. 굳건한 '서학개미'의 달러 수요 💸

  • 수급(수요와 공급) 측면도 무시 못 해요. 미국 증시에 투자하려는 '서학개미' 분들이 지난달에만 10조 원 가까이 순매수했다고 해요.
  • 이는 국내 증시에 들어온 외국인 자금보다 훨씬 큰 규모인데요. 이렇게 미국 주식을 사기 위해 달러를 바꾸려는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환율이 쉽게 내려가기 어려운 강력한 지지 요인이 된답니다.

원화 자체의 힘은?

지난주 한미 관세 협상 타결로 원화를 짓누르던 가장 큰 불확실성이 사라졌어요. 게다가 우리나라 3분기 성장률도 개선되는 등 펀더멘털도 나쁘지 않아요. 코스피에서 외국인들이 다시 매수세로 돌아설지도 지켜볼 대목이고요.

하지만 이런 국내의 긍정적인 요인들이 '한미 관세 협상 타결'처럼 하루짜리 반짝 호재로 그칠지, 아니면 환율의 방향을 바꿀 힘이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해요.

요약: 1,400원 vs 1,440원의 팽팽한 줄다리기

결국 이번 주는 [미국 고용 둔화 우려(환율 하락 요인)]와 [연준의 매파적 스탠스 + 엔화 약세(환율 상승 요인)]가 팽팽하게 줄다리기를 하는 한 주가 될 거예요.

굵직한 이벤트들은 지나갔으니, 이제는 미국의 '대체 데이터'들을 꼼꼼히 확인하면서 시장의 심리가 어느 쪽으로 기우는지 확인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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