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14
지난주 외환시장은 주요 경제 이벤트와 지정학적 리스크가 혼재되며 다소 혼란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움직였어요. 달러/원 환율은 1,350원대까지 크게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다가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인해 환율은 다시 상승하며 1,370원대에서 마무리 되었어요.
사실 그동안 환율 하락을 이끌었던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는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미국의 신뢰도가 다소 하락하면서 달러가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였던 측면이 있었고요. 여기에 더해 최근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 협상에 대한 긍정적인 기대감이 시장에 반영되면서 투자자들의 위험 선호 심리가 강해진 탓도 컸습니다. 특히 지난 대선 이후에는 원화 자산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국내 증시로 대규모 자금이 유입되었는데, 이러한 외국인 자금 유입이 환율 하락에 상당한 영향을 미쳤죠. 하지만 이러한 긍정적인 재료들이 어느 정도 시장에 반영되면서 이제는 환율이 특정 레벨에서 추가 하락보다는 횡보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판단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원화가 달러 대비 저평가되어 있다는 시각이 많기 때문에, 특정 조건들이 충족된다면 환율은 다시 하락 압력을 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할 수 있어요.
지난주 발표된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시장의 예상을 하회하며 물가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이고 있음을 확인시켜 주었어요. 이런 물가 지표만 놓고 보면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 인하를 고려할 만한 여지가 생겼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연준은 현재 물가 지표 못지않게, 아니 어쩌면 그 이상으로 고용 시장의 상황을 중요하게 보고 있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지난주 발표된 고용 지표는 예상보다 여전히 견조한 흐름을 보여주었거든요. 연준 입장에서는 아직 미국 노동 시장이 건강하고 견고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데, 굳이 서둘러 금리를 인하할 필요가 있을까 하고 고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에요. 만약 고용 시장이 여전히 강한데도 연준이 성급하게 금리를 내린다면, 자칫 경기가 과열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다시 높아질 수 있는 위험을 안고 있기 때문이죠. 이러한 리스크를 경계하며 연준은 이번 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시장은 보고 있습니다. 실제로 금리 선물 시장에서는 이번 달 FOMC에서 금리가 동결될 확률을 거의 100%로 반영하고 있어요. 시장은 연준이 고용 지표가 뚜렷하게 둔화되는 것을 충분히 확인한 후에, 대략 9월쯤부터 금리 인하를 다시 시작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현재 미국의 실업률은 약 4.2% 수준인데, 연준이 고용 시장의 확실한 둔화를 판단하는 기준 중 하나는 바로 자연 실업률인 4.4% 수준이라고 알려져 있어요. 실업률이 적어도 이 수준까지는 올라와야 연준이 금리 인하에 대한 확신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미국 금리가 동결된다면 이는 달러의 추가하락을 제한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어요.
최근 이스라엘이 이란을 직접 공습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갈등이 다시 한번 급격하게 고조되었어요. 이러한 군사적 충돌 이슈는 글로벌 금융시장에 즉각적인 파급 효과를 미치는데, 특히 외환시장에서는 안전 자산 선호 심리를 자극하는 주된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통상적으로 국제 정세가 불안정해지면 투자자들은 위험 자산에 대한 투자를 줄이고, 보다 안전하다고 여겨지는 자산으로 자금을 옮기려는 경향을 보이게 되죠. 대표적인 안전 자산으로는 미국 달러, 일본 엔화, 스위스 프랑 등이 꼽혀요.
실제로 이스라엘의 이란 타격 소식이 전해진 직후 국제 유가는 한때 10% 가까이 급등하는 모습을 보였고, 이는 전 세계적인 위험 회피(Risk-off) 심리를 확산시키는 계기가 되었어요.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이머징 마켓 통화들은 일제히 약세를 보이며 '캐리 트레이드'가 청산되는 움직임이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한국 원화와 같이 위험에 민감한 아시아 통화들 또한 달러 대비 약세를 면치 못했죠. 하지만 현재 전반적인 거시 경제 상황, 특히 미국 물가 지표가 하락 추세를 이어가고 있고 달러 자체도 글로벌 시장에서 약세 트렌드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만약 이번 중동 사태가 단발성으로 끝나고 더 이상의 확전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안전 자산 선호 현상도 점차 완화되면서 환율은 다시 하락 전환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됩니다. 과거에도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가 발생했을 때 단기적으로 시장에 충격을 주었지만, 글로벌 공급망이나 원유 공급에 심각한 영향을 주지 않는 한 그 영향이 오래 지속되지 않는 경향이 있었어요.
다음주는 미국 FOMC 회의와 일본 BOJ 통화정책회의 등 주요 이벤트들이 예정돼 있어요. 글로벌 요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다음 주에 있을 미국 연준의 FOMC 회의 결과예요. 비록 금리 동결이 상당히 우세하지만, 최근의 안정적인 물가 지표와 완만하게 둔화되는 고용 시장의 조짐들을 고려할 때, 이번 FOMC에서 연준이 다음 회의 때 금리 인하를 고려할 수도 있다는 ‘비둘기파적(완화적)’인 시그널을 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요. 만약 이러한 시그널이 나온다면, 달러는 금리 인하 기대를 반영하여 더욱 약세를 보일 수 있고, 이는 달러/원 환율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어요.
국내 요인 측면에서는 외국인 자금의 국내 증시 유입이 계속 지속될지가 상당히 중요해요. 코스피는 단기간에 매우 빠른 속도로 상승했기 때문에 일시적인 숨고르기(조정) 국면을 보일 수도 있지만, 원화 자산에 대한 외국인 투자자들의 전반적인 선호 분위기는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돼요. 따라서 이러한 수급적인 측면은 달러/원 환율의 추가 하락 요인이 될 수 있어요.
다만, 최근 다시 불거진 이스라엘-이란 군사충돌과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는 단기적으로 환율 반등 요인이 될 수 있으니 이 부분은 특히 주의해서 지켜봐야 할 부분이에요. 하지만 글로벌 거시경제 전반의 흐름, 즉 미국 물가 하락 추세와 달러 약세 트렌드가 지속되는 한, 중동 전쟁 이슈가 글로벌 공급망에 심각한 차질을 주지 않고 단발성으로 끝난다면 환율은 다시 하락 기조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됩니다.
다음 주에는 외환시장의 흐름을 좌우할 만한 몇 가지 중요한 경제 지표 발표와 중앙은행 통화정책 회의들이 예정되어 있어요.
현재 원화는 달러 대비 여전히 저평가되어 있다는 것이 시장의 컨센서스라고 할 수 있어요. 이러한 원화의 저평가가 해소되고 환율이 추가적으로 하락하려면 몇 가지 중요한 조건들이 충족되어야 해요. 우선 우리나라 경제 상황이 최근 1분기 역성장 등 다소 좋지 않은 모습을 보였는데, 새 정부 출범 이후 발표될 추가 경정 예산(추경)을 비롯한 다양한 경기 부양책들이 실제 실물 경기 회복으로 이어지는지 면밀히 지켜봐야 합니다.
만약 이러한 정부 정책이 실효를 거두어 경제 상황이 개선된다면, 이는 원화의 펀더멘탈을 강화하고 저평가 해소에 기여하여 환율 하락 압력을 높일 수 있어요. 또한, 국내 증시로의 외국인 자금 유입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는 것도 원화 강세에 매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원화는 글로벌 교역량과 통화 가치의 상관계수가 주요 26개국 통화 중에서 가장 높을 정도로 글로벌 무역 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지정학적 위험 상황에도 매우 민감하게 움직이는 특성이 있습니다. 지난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과 그로 인한 불확실성은 원화 가치를 절하시키는 주요인이었지만, 최근 4월 이후 관세 90일 유예 및 협상 소식 등이 전해지면서 이러한 저평가 요인들이 점차 상쇄되고 있는 상황이에요. 따라서 하반기 중에는 달러/원 환율이 1,300원 초반대로 하락 방향성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군사적 충돌과 같은 지정학적 리스크는 외환시장에 즉각적이고 때로는 예측 불가능한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변수에요. 이러한 불확실성이 고조될 때 투자자들은 일반적으로 '안전 자산 선호' 심리를 보이게 되는데, 이는 달러, 엔화, 스위스 프랑과 같은 주요 안전 통화의 가치를 상승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해요. 반대로 한국 원화와 같이 글로벌 경기 및 무역 환경, 그리고 위험 심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통화들은 약세를 보이는 경향이 짙습니다.
중동 지역의 긴장이 고조될 경우, 국제 유가가 급등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는데, 이는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 생산 비용 상승과 물가 인상 압력으로 작용하여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게 작용할 수 있어요. 또한, 고수익을 추구하는 '캐리 트레이드'가 청산되면서 이머징 국가 통화들이 약세를 보이는 현상도 관찰됩니다.
하지만 과거 사례들을 보면, 예를 들어 2022년 초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에너지 가격 충격 당시 달러가 강세를 보였지만, 이번 이스라엘-이란 군사충돌의 경우 아직까지는 글로벌 공급망이나 원유 공급에 심각한 차질을 줄 정도는 아니라는 인식이 우세해요. 따라서 만약 이번 중동 사태가 단발성으로 끝나고 더 이상의 확전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안전 자산 선호 현상도 점차 완화되면서 환율은 다시 하락 추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어요. 다만, 글로벌 무역 불확실성과 정책 불확실성이 이미 높은 상황에서 또 다른 에너지 가격 충격은 글로벌 경기 둔화 또는 침체 위험을 높일 수 있는 환영받지 못할 변수가 될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합니다.
달러/원 환율: 1,350~1,380원
엔화/원 환율: 945~970원
유로/원 환율: 1,570~1600원